의학이란?
의학이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우선 의학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의학이라는 단어의 해석을 해보면 의학은 Medicine(Medizin)의 한자 번역으로 넓은 의미의 의학 또는 의 자체를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자어 의를 살펴보면 의사나 약사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고 병을 고친다 혹은 구제한다는 뜻도 됩니다. 이러한 의학의 본질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학문으로서의 의(의학), 술로서의 의(의술), 도로서의 의(의도)의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문으로서의 의(의학)
보편타당한 학문으로서의 의학은 우선 인간 병의 실체를 파악하고(질병학) 병을 고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치료학)에서부터 병의 예방과 예방적인 관리를 넘어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학문(건강 의학)으로 까지를 말합니다. 왜냐하면 생리학, 생화학, 해부 조직학 등은 건강한 인체의 정상적인 구조와 기능을 알아야 할 필요에서 개발된 학문으로 질병과 치료를 전제로 하지 않고도 존재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의학에 질병학과 치료학만이 포함된다면 우리는 위와 같은 학문을 의학으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19세기부터 20세기 중엽까지의 의학의 대상은 인체이며 병이라고 주장되었습니다. 의학과 의술을 구별하다 보면 의술의 대상은 병자지만 의학의 대상은 인체이며 질병이라는 주장이 나올 수 있고 이는 부분적으로는 타당한 말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의학의 연구에는 인체에 국한되지 않으며 인간 생명 현상의 전반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생명의 물리적/화학적 측면과 정신적 측면, 사회적/환경적 측면이 포괄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학은 틀림없이 생명과학이자 자연 과학에 속하지만 정신과 신체를 함께 가진 인간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 과학이나 수의학과는 구분되는 독특한 학문이므로 인간을 다루는 의학은 자연 과학뿐만 아니라 사회 과학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상 의학은 자칫 인간을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학문으로서의 의학이 지향하는 바는 인간의 의학이라는 점 역시 잊어서는 안됩니다.
술로서의 의(의술)
넓은 의미에서 의학에는 앞서 말한 대로 학문의 측면과 함께 기술의 측면이 있습니다. 아무리 이론이 출중하더라도 이를 응용하여 인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활용하지 못한다면 의학의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무리 환자의 병을 정확하게 분석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어떻게 다뤄야할 지 모르고 어떤 처치를 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진단은 기가 막히게 정확하나 이를 고치지 못했다는 모순이 생깁니다. 그만큼 의술로서의 의학은 실로 매우 중요하고 다양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의술이라 하면 질병의 진단과 치료 및 예방을 위한 기법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만 이는 인간으로서의 병자를 잊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입니다. 앞서 살펴본 의학의 대상이 질병뿐만 아니라 심신이 하나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신 및 감정을 소유한 자각된 의식을 가지고 있는 인간인 것과 마찬가지로 의술의 대상은 질병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것을 포함한 병든 사람 전체여야 합니다.
의술의 대상은 앓고 있는 사람에게 베풀어지고 있으나 질병을 대상으로 치료하다 보면 그 사람을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살필 줄 모른다면 치료는커녕 병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대에는 무엇보다 의사 스스로가 환자에 대한 감정을 살피고 의사와 환자 사이의 감정교류를 이해하도록 하는 교육이 장려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수많은 정밀검사 기계의 등장은 많은 질병의 원인 규명과 치료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공학적 성과가 아무리 발달하여도 사람의 병은 사람이 고치는 것이므로 의사와 환자 사이의 관계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술 즉, 병을 고치는 기술이란 인간과 자연 사이의 관계에서 성립되는 단순한 기술이라기보다는 인술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입니다. 환자와 의사로 나타나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윤리적,도덕적 가치를 내포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의사의 기본자세이자 의술의 기본은 단순한 과학기술을 넘어선 인술로, 곧 인간으로서의 환자에 대한 감정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도로서의 의(의도)
도란 만물의 근본 원리이며 모든 것을 포괄하며 모든 것을 생성하고 전화할 수 있게 하는 자연과 인간의 핵심이자 원동력입니다. 따라서 의술이 인술일 때 도는 이미 실천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의도란 의학을 배우고 의술을 행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입니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는 인격과 인격의 접촉이 일어나므로 의사는 환자의 질병뿐만 아니라 앓는 사람 전체를 보는 눈과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의도는 의사의 마음가짐에 대한 도덕적 규범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수없이 다양한 종류의 병이 있고, 수많은 다양한 성격의 인간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병을 앓는다 해도 그 반응이 다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각각 다른 인생관과 죽음에 대한 다른 자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든 인간의 개성을 존중하고 존엄성을 보호하여 환자의 심신을 모두 치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때 의도는 확립됩니다.
의도는 의료의 윤리적 측면을 대변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윤리강령이나 의사의 행동규범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러한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규범을 만들어내는 원천으로서의 바람직한 의료를 모색해가는 사색의 시작이며 환자의 삶과 죽음에 직면한 의사로서의 근본적인 마음자세입니다. 따라서 이것이 의술이 인술이도록 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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